워크룸 신간으로 "올해의 스니커즈"가 서점에 입고되었습니다. 좀 길지만 책 설명을 붙입니다. " 이 책 『올해의 스니커즈』(Sneaker of the Year)는 오늘날 하나의 문화 현상이자 거대 산업이 된 스니커즈를 다룬다. 1985년부터 2020년까지 그해 출시된 스니커즈 가운데 기술, 디자인, 마케팅, 문화의 맥락에서 하나의 역사로 기록된 모델들을 중심에 두고 써내려 간, 운동화라는 작은 영역을 넘어 산업과 패션 전 방위에 영향을 미친 현대적인 스니커즈의 부상과 그를 둘러싼 문화를 그린 총체적인 연대기다.
불과 10년 전쯤만 해도 스니커즈는 소수의 스니커헤드(대개 10대에서 30대 남성들로, 인기 있고 소장 가치 높은 한정판 스니커즈, 혹은 생산이 중단된 스니커즈를 수집하는 골수팬)를 중심으로 형성된 작은 하위문화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스니커즈는 하이패션계의 주요 아이템으로 편입되었으며, 리셀 시장만 따져도 2019년 기준 20억 달러(약 2조 3,896억 원, 국내 리셀 시장은 2022년 2월 현재 5~6,000억 원 추정)에 이를 정도의 거대 산업이다. 이 책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했기에 이것이 가능했는지 설명한다.
상대적으로 신생 업체였던 나이키(1972년 설립)가 1980년대 스니커즈 전쟁에서 아디다스나 리복 같은 경쟁자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설 때 스니커즈의 건축가로 불리는 팅커 햇필드가 어떤 위험을 무릅썼는지?1987년 출시된 에어 맥스 1 밑창을 뚫어 쿠션 기능을 하는 에어 유닛을 밖으로 노출하는 과정에서 그는 거의 해고당할 뻔했다?스니커즈 문화가 서서히 대중문화에 스며들던 1990년대 나이키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리복이 퀘스천을 내놓으며 어떻게 반전을 노렸는지, 그와 함께 미국 사회에서 힙합을 비롯한 흑인을 둘러싼 문화와 이미지는 어떻게 변해 갔는지, 광고업계의 치열한 싸움은 슈퍼스타들과 함께 어떤 기억에 남을 캠페인을 성사시켰는지, 신발을 사기 위해 용돈을 모으던 아이들이 2000년대 직장인이 된 후 하위문화에 불과했던 스니커즈 문화가 어떻게 주류 영역으로 서서히 이동했는지, 2010년대 카니예 웨스트와 손잡은 아이다스가 나이키의 왕좌를 위협하며 다시금 벌어진 스니커즈 대전은 어떻게 전개됐는지, 나이키 리액트 엘리먼트 87(Nike React Element 87)과 나이키 × 사카이 LDV 와플(Nike × Sacai LDV Waffle)은 어떻게 파리 패션 위크에 입성하며 런웨이의 주인공이 됐는지, 그러는 사이 기술은 어떻게 변천, 발전하며 스니커즈의 진화를 견인했는지?비교적 최근에는 나이키 줌 베이퍼플라이(Nike Zoom Vaporfly)가 마라톤 기록을 과할 정도로 단축해 스포츠에서 신발의 발전이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지를 둘러싼 윤리적 질문을 던졌다?그리고 오늘날 온라인으로 발매되는 한정판 스니커즈를 봇들이 어떻게 우리 코앞에서 가차 없이 쓸어 가는지까지, 이 책은 스니커즈 문화를 가볍게 즐기는 이들부터 광적으로 집착하는 이들까지, 앞으로 한동안 숙고하고, 논의하고, 참고해야 할 중요한 자료다." 27천원, 콤플렉스 지음, 오욱석, 김홍식, 김용식 옮김, 워크룸프레스 발행